1년 반 넘게 3대대의 폭군으로 군림해온 노왕이 2009년 12월 2일 드디어 폐위되었다. 그의 폭정 아래에서 신음하던 복왕은 마침내 상왕을 제거하고 권력을 탈환하는데 성공했다! 이 역사적인 사건을 기록하지 아니할 수 없게 만드는데..


그가 전역백을 메고 전역모를 쓰는 모습을 보면서 비로소 그의 전역을 실감했다. 성격도 관심분야도 체격도 생김새도 판이하게 달랐던 그와 나는 늘 티격태격 하면서도 한달 차이의 맞선임-맞후임 관계로, 무려 1년반 넘게 24시간 내내 함께해 오면서 어쩔수 없이 맞춰져 갔다.


전역모를 쓰고 웃음짓는 그의 모습이 어찌나 낯설어 보이던지 모른다. 기나긴 시간 동안 힘들게 맞춰왔던 만큼, 서로를 온전히 인정하게 된 짧은 순간을 지나, 다시금 놓아주는 과정 또한 무척이나 낯설었다. 양왕이 집에 갈 때와는 또 다른, 그 뜨거운 무엇, 뭘까, 우정일까? 전우애? 애증?

애증이다 애증-_-..

그에게 난 정말 힘든 후임이었을거다. 시키기만 하면 태클, 끊임없는 짜증, 투덜투덜, 성복닷컴 톱기사 협박-_-.. 나에게도 또한 마찬가지로 그는 참 힘든 선임이었다. 피곤하다못해 그 피곤함이 익숙해져서 뭐가 문제인지도 갸우뚱하게 만드는 그 당연스러움. 그 당연함을 '자기 중심 세계로 끌어들이는 힘' 이라면, 그는 참 대단한 에너지를 가진 사람일거다. 주변 사람들은 그저 '뻔뻔함' 이라고 일축했지만.

박병장의 차가 위병소 앞 동산으로부터 미끄러져 내려왔다. 우리를 향해 브이자를 내보이는 박병장, 노왕이 이어간 인연으로 박병장은 작년 11월에 전역하고도 종종 면회를 오더니 결국 노왕의 성대한 전역행사를 위해 아침부터 위병소 앞으로 달려왔다. 대단한 우정이다. 전역하고도 무려 1년이나 더 3대대 근처를 맴돌았던 것이다!

08~09년도를 통틀어 레전드 오브 꽃상수와 함께 3대대의 명물로 자리매김했던 노왕은 결국 환송하러 나온 인파들과 위병소 사수, 부사수의 축복을 받으며 아름답게 떠나갔다. 폭군의 말로는 늘 비참했는데, 왠지 그의 폐위는 영예로워 보이기까지 했다.

그가 떠난 뒤, 그가 밤새 썼다는 편지를 읽어보았다. 항상 그렇듯 이런 사소한 대목에서, 그를 온전히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을 발견하게 된다. 대단한 생색을 내다가도 또 무심한 척 은근히 챙겨주기도 하고, 자상하다가도 버럭버럭 겉잡을 수 없을 정도의 활화산이 되기도 하고. 그래서 수많은 여자들이 그렇게 그의 곁에서 맴돌았던 걸까..


그런 노왕은 나를 참 좋아했다. 나 또한 그가 끊임없이 생각나는 걸 보면, 참으로 질긴 애증임에 분명하다. 그러니까 노왕, 이젠 좀 잘해라!! 앞으로 어디서 어떻게 만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위병소를 나가는 순간 그 악명높던 노왕플레이는 역사속으로 사라지길 기원하며..

이제 나만 가면 된다.

D-34-_-..

저작자 표시 변경 금지
TRACKBACK ADDRESS
http://sungbok.com/trackback/1046 관련글 쓰기
wrote at 2009/12/06 23:41
34일이라... 그리 길지만은 아닌 시간이네요.
정작 본인에게는 긴 시간이겠지만.

나에겐 애증이란 단어도 없어요. 병장 달자마자, B지역으로 파견을 나가서, 그냥 그렇게 투명인간처럼 살았다고 해야 하나. 그땐 좋았는데, 지금은 뭐 특별한 기억이 없으니... 쫌 그러네요.

이제 조금 밖에 안 남았네요. 화이삼!!
BlogIcon BOK2 
wrote at 2009/12/08 17:07
그 사이에 또 28일로 줄었답니다..ㅎㅎ 어서 전역해서 하고싶었던 일들 다 이루고 미뤄뒀던 공부도 마음껏 하고 싶습니다..ㅎ

나름대로 추억은 참 많이 안고 갑니다.. 하도 복닥복닥 하는 곳이라서 그런지..ㅎㅎ
옴브레 
wrote at 2009/12/08 23:11
뽁병장~
BlogIcon BOK2 
wrote at 2009/12/09 16:59
나도 곧 집에 가네ㅋㅋ
이름 :
비밀번호 :
홈사이트 :
비밀글 :
*1  ... *63  *64  *65  *66  *67  *68  *69  *70  *71  ... *538 
count total 340,319, today 1, yesterday 44
rss

전체 글 보기
추억 만들기
보낸 편지함
A+을 향한 리포트 공작소
SB 행복투자 펀드
복2의 재테크 테크닉
복병장 취사일기
씨알 텍스트
성복닷컴 작업 노트
글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