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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부대는 짬엉클이 수거하는 대형 짬통 외에는 따로 짬통을 비치하지 않는 다소 불편한 부대다. 고로 배식받은 밥반찬은 무조건 전부 다 먹어야 된다. 그러다보니 병사들에게 잔반은 항상 골칫거리였지만, 대대장은 잔반통 없는 대대임을 퍽이나 자랑스러워했다-_-
그러나 최근 잔반을 남기려는 세력들이 각지에서 군웅할거하면서 3대대의 자랑이던 '무짬대대' 의 위신은 땅에 떨어졌고, 이로인해 신변의 위협을 느낀 관리관은 보신책으로 잔반금지 표어를 제작해 올릴 것을 천명했다.
표어를 제작한다고 상금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포상휴가가 떨어지는 것도 아니었지만, 한눈파는 사이 분노를 떡드랍하는 그의 압박이 두려웠던 나는 아동들을 불러모아 표어 아이디어를 공모했다.
그러나 분대원들의 호응이 전혀 없었고, 결국 나는 찾아가는 서비스로 전환해 한놈씩 붙잡고 아이디어를 내놓으라고 협박했다. 그 결과 짬밥+쌀밥 1위 자타공인 중대 왕고인 본인의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아동들은 하나둘씩 아이디어를 내놓기 시작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입상한 작품들을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 제 1 회 잔반금지 표어 공모전 수상작 *
대상(선정작): 잔반없는 3대대, 책임급식 잔반제로
- 선정작 외에는 전부 장난스러운 문구들 뿐이어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_-..
현실직시상: 니가버린 잔반, 짬타이거 살찌운다
- 짬통 옆 본부창고에 거주하는 보급계 캐년의 아이디어. 가장 현실적인 표어로 중대원들의 주목을 받았으나, 의도치않게 장난식 문구로 몰릴 우려가 있어 대상 경쟁에서는 아쉽게도 탈락.
패러디상: NO JJAM NO STRESS
- NO JAM NO STRESS, DoubleA 광고에서 J 하나 추가한 것에 불과하지만, 짬이 없다면 스트레스도 없다는 것은 곧 진리가 아니냐는 의견이 있어 패러디상을 수여하기로 했다.
노인공경상: 잔반을 버릴수록 짬엉클의 허리는 휘어집니다
- 릴로가 웬일로 낸 아이디어. 캐년의 표어를 간접적으로 차용한 것으로 보이지만 특별히 짬엉클을 재조명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깔끔상: 잔반을 남기지 맙시다
- 개 심플하다; 신병의 머리를 탈탈 털어봤지만 이것밖에 나오지 않았다. 하여간 케케묵은놈-_-
임팩트상: (관리관 사진)
- 표어보다는 포스터가 어울리겠지만, 하여간 임팩트는 대상을 뛰어넘는다. 그러나 최종 심사위원이 관리관이었던 고로 제출은 하지 않았다.
병영문학상: 잔반통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잔반통은 갔습니다
- 한용운의 님의침묵 패러디, 패러디상을 수여함이 옳지만, 문학적인 아이디어를 높이 사서 특별히 병영문학상을 수여하기로 결정. 운율상 '짬통' 이 더 어울린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언어순화를 위해 어휘가 교체되었다.
병영음악상: 니가 짬버려도 넌 절대 버리지 마~♬ 베이베~♪
- 태양의 노래를 패러디했으므로 이 역시 패러디상을 수여함이 옳지만, 전역자 양왕(본명 '태양')을 떠올리게 하는 감수성(?)을 높이 사서 특별히 병영음악상을 신설, 수상하기로 했다.
그밖에도 여러가지 아이디어들이 나왔지만 대체로 짬통에 넣을만한 짬스러운 표어들 뿐이라 여기에 싣지 않았다. 하여간 군대는 꼭 이런 저런 금지사항 덕지덕지 붙여놔야 직성이 풀리는가 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