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id #1062
categorized under 복병장 취사일기 & written by BOK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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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하례식인가 뭔가 하는 행사를 한다고 새벽부터 단독군장으로 대대OP를 찍으러 간다는 말도안되는 소식에 우리는 전원새벽조를 감행했다. 모두 밥하러가면 그놈의 단독군장 안해도 되거든. 새벽 5시에 우리는 일제히 취사장으로 향했다. 그런데.. 폭설이다!?
행사는 취소되고 우리는 제 꾀에 제가 넘어간 셈이 되었다. 게다가 어제 BMK와 연등을 빙자한 무한 수다로 인해 잠을 4시간 가량밖에 자지 못한 상태였다.
전스틴 콘프레이크의 6장에 달하는 편지를 받고 어제 나는 과감히 마지막 연등을 감행했다. 후임들에게 건넬 '취사분대 전상서' 를 격리된 동안 쓴 바 있지만, 전스틴이 따로 내 관물대에 남겨둔 편지를 보니 그에게 꼭 답장을 써야 겠다고 생각했다.
전스틴에 대한 편지를 다 쓰고 나서는 이왕 쓰는 김에 후임들 모두에게 편지를 쓰기로 마음 먹었다. 그러나 함께 연등한 BMK와 12시반이 넘도록 수다만 떨고 정작 편지는 거의 쓰지 못했다.
그리고 그런 채로 D-1을 맞이했던 것이다! (다시 아침 시점으로 돌아옴) 모두들 밥을 하러 간 사이 나는 펜을 집어 후임 한명 한명에게 편지를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편지지가 얼마 없었던 탓에 길게 쓰고 싶었지만서도 한장 이상 분량을 할애하기 어려웠다. 새벽부터 시작한 작업은 틈틈히 릴로vs현중 장기 훈수를 두면서도 이어져 정오가 지나도 끝날 줄 몰랐다.
한편 폭설은 점차로 심해져 이미 정오에는 20cm이상 눈이 쌓여버렸다. 취사장 뒷편, 그리고 돌계단 위에 펼쳐진 유류고 앞마당은 신천지가 되어 있었고, 그 풍경에 압도당한 우리는 우린 주임원사와 이모와 함께 눈발 속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중3때 이후로 이렇게 쌓인 눈은 처음이다. 그때 나는 친구들과 무엇을 했던가.. 그건 바로 눈싸움!!
취사지원이 끝나고 일제히 제설작업을 핑계로 눈삽과 두부가구로 무장한 우리는 취사장 뒷편에서 본격적인 눈싸움을 펼쳤다. 상병팀과 말년+일이등병팀으로 나눠져 한판 대결을 벌이고자 했지만, 한순간에 릴로가 눈폭풍세례를 뒤집어 쓰면서 눈치작전 속에 무작위로 걸려드는 한명의 희생자가 거의 개박살나는 다굴놀이가 반복되었다.
그때부터 우린 팀이고 뭐고 없이 취사장 뒷편부터 유류고 앞마당까지 뛰어다니며 누군가는 눈삽으로 눈을 투척하고 누군가는 두부가구에 눈을 담아 뿌리며 또 누군가는 아예 육탄전으로 달려들어 눈 속으로 파뭍는 난전이 벌어졌다. 모두들 눈을 온몸에 뒤집어쓰고 끝내 지쳐버린 우리는 이후 서로의 등과 목을 털어주며 다들 오늘을 '군생활 중 제일 재밌었던 날' 이라며 한껏 고무되었다. 과연 우리 군생활 최고의 순간이었다.
눈싸움 이후 우리는 결국 피할 수 없는 제설작업을 실시했고, 사상 초유의 대설로 부식차가 3시반에야 오는 바람에 나는 마지막 실력발휘를 하기로 했다. 파와 무를 전부 쓸어버리고 상향식은 부식 핑계로 분대장 달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무단 불참했다.
부식을 거의 다 잡아갈 때 쯤 부식차에 깔린 야옹이 시체를 눈삽에 담은 오박사가 우리에게 뛰어드는 바람에 하마터면 졸도할 뻔 했지만, 이렇게 새벽에 사지방에 잠입해 컴퓨터질을 하고 있는 걸 보면, 난 무사히 전역할 운명이었나 보다.
잠이 오지 않았다. 함께 불침번을 서기로 했던 전스틴의 곤히 잠든 얼굴을 보면서 혼자 마지막 근무를 서고, 그 동안 막내에게 줄 편지를 썼다. 그 날 당직이었던 BMK랑 잠시 이야기하다가 보일러 일 마치고 들어온 쌍포영이랑 떠들다가, 쌍표를 따라 사지방까지 잠입했다.
지금 이시간에 사지방에 잠입해 컴퓨터를 하면 안되는 거 알지만, 로그인까지 했으니 기록이 남아 위험하다는 거 알지만, 당직사령에게 걸리면 조된다는 거 알지만, 내일 나는 집에 가니까 당당히 컴퓨터를 하기로 했다. 전역에 대한 설렘, 아쉬움, 걱정이 한데 뒤섞여 머리 통 속은 빨대 휘젓듯 흔들렸다.
처음이자 마지막 도둑사지방이다. 2시가 되면 자러 갈거다. 근데, 내일도 전원 조기기상이다. 불침번 임무판때기에 5시에 깨워달라고 써놨었는데, 5시 반으로 몰래 고쳐놔야겠다. 뭐 어떻게든 되겠지; 그리고 잠이 깨면 전역모를 쓰고, 전역백을 메는 거다!
이때까만 해도, 아침에 그런 쌍두마차가 입에서 튀어나올 줄 알았겠는가?
흐흐....
참 그 간부들 멋져~ 얼마나 오래 살고 싶으면, 나가는 사람들한테도 그리 엄격한 규칙을 적용하는건지.... 멋져 멋져...멋져부러.... ㅋㅋ
흐흐....
참 그 간부들 멋져~ 얼마나 오래 살고 싶으면, 나가는 사람들한테도 그리 엄격한 규칙을 적용하는건지.... 멋져 멋져...멋져부러.... ㅋㅋ
달리기의 군생활 시절 사진을 고참 홈피에서 봐서 퍼왔네요. 트랙백 걸어놨ㅆ어요.ㅋㅋ
시간의 흐름이란... 이게 96년라고요. 그때는 22살이었는데.ㅎㅎ
1학년을 마치고, 입대를 해서 그나마 어린 축에 속했었는데...
다시 읽어보니, 복병장의 전역 당시에 후임들을 생각하는 마음을 다시 보게 되었네요.
난 파견 나갔다오고, 별 생각없이 그냥 안녕!~하고 나왔는데. 그 후, 고참 한 명이랑은 연락을 했었는데.... 10년이 넘으니, 그냥 그립기만 하네요.
내 청춘을 같이 나눈 사람들이.
시간의 흐름이란... 이게 96년라고요. 그때는 22살이었는데.ㅎㅎ
1학년을 마치고, 입대를 해서 그나마 어린 축에 속했었는데...
다시 읽어보니, 복병장의 전역 당시에 후임들을 생각하는 마음을 다시 보게 되었네요.
난 파견 나갔다오고, 별 생각없이 그냥 안녕!~하고 나왔는데. 그 후, 고참 한 명이랑은 연락을 했었는데.... 10년이 넘으니, 그냥 그립기만 하네요.
내 청춘을 같이 나눈 사람들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