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의상한 형제 편을 보다가 문득 부대 생각이 나서 오랜만에 취사장으로 전화를 걸었다. 부대에서 의좋은 형제까지 보고 전역했던 터라 더욱 같이 웃고 즐거워하는 부대낌이 그리웠으리라.

휴가간 쟈스틴이 없어 아쉬웠지만 그래도 시간대가 잘 맞아 나머지 모두와 통화를 할 수 있었다. 부대는 여전했다. 여전히 전원 조기기상하고, 행군의 위협, 불침번은 아직도 남아있고, 군담의 압박까지. 관리관이 상사 진급한다는 이야기도 있던데, 모쪼록 잘 진급하길 바란다. 그가 진급을 해야 애들도 조금이나마 편해질테니까.

전역하고 지금까지 쉬면서 시간을 내 위주로 100% 다 쓸 수 있음에도 정작 테레비는 거의 보지 않았다. 그래도 부대에서 테레비 챙겨보던 습관은 남아 토요일이 되면 으레 후임들 생각이 난다. 의상한형제 편을 다친 얼굴 때문에 맘껏 웃지도 못하고 끅끅 웃음 참으면서 봤다. 후임들이 곁에 있었으면 더 재밌었을텐데.

부대 안부 묻고, 얼굴 다친 이야기, 양형이랑 만났던 이야기 하고 릴레이통화는 그들이 모두 생활관으로 올라가 취침할때까지 이어졌다. 통화를 마치자마자 양형에게 전화를 걸어 언제 면회를 갈지 약속을 잡았다.

난 참 군대랑 안 어울리는 사람이었고, 군생활은 결국 후반에 이르기까지 시종일관 개판으로 하고 말았지만, 후임들은 말년의 가장 솔직하고 자연스러워진 나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다. 참 고마운 일이고, 그들과 이어나갈 미래를 욕심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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