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처음 접했던 밀레니엄 시대의 벽두에도 인터넷 돈벌기는 존재했다. 뷰바니 배너광고니 추천인이니 하는 허황된 이야기들. 한때 그것들에 관심을 기울여 보기도 했지만, 결국 그 어떤 노력도 수익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그리고 그렇게 나는 인터넷으로 돈을 번다는 것은 허구라고 결론을 지었다.

그리고 2005년 6월에 구글 애드센스라는 것을 다시 접하고 갈등했다. 다른 회사도 아니고 '구글' 이라는데.. 실제로 수표를 받은 사람들의 포스팅을 보면서 나도 성복닷컴(당시 홈페이지 버전)에 애드센스를 달았다. 당시 홈페이지로서는 그래도 나름 고정 트래픽이 있었기에 초반 수익률은 높은 편이었다. 물론 그 수익은 얼마간 반짝 하고 곧 화려한 '클릭수 0의 향연' 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미 발생해버린 20여달러를 이제와서 100달러를 어느 세월에 채우냐는 핑계로 놓칠 수는 없었다.

나는 학교에서도, pc방에서도, 은행에서도, 인터넷이 연결된 컴퓨터가 있으면 어디든 달려가 우선 성복닷컴부터 접속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1년 반 남짓의 클릭이 쌓이고 쌓여 결국 2006년 11월 27일, 첫번째 구글 수표를 수령하는데 성공했고, 입대 직후에 두번째 수표를 수령했으니, 나의 발품을 판 노력은 결국 수표로 돌아왔다.

물론 대부분의 수익을 나홀로 클릭(?)으로 달성했던 고로 기간 대비 수익률은 상당히 떨어졌다. 게다가 입대로 인한 2년간의 공백기를 포함해 5년여 기간동안 실 수익은 고작 255.86달러(2010.02.21 현재)에 불과했다. 도메인 유지비로 생각하면 분명 남는 장사지만, 어쨌든 성복닷컴의 메인화면에 한쪽에 광고가 떡하니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분명 유쾌한 일은 아니었다.

혹 인터넷 상에 구축한 자신만의 가치를 잊고 주객전도가 되어있지는 않은가? 광고는 어디까지나 컨텐츠의 메인이 아닌 주변이 되어야 하는데 말이다. 블로그는 인터넷 상 나의 얼굴이다. 고로 나는 내 얼굴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광고로 덕지덕지 붙여 더럽히고 있는 셈이다.

유명한 블로그들은 이미 차고 넘쳐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이미 자신만의 전문 분야를 선점, 구축하고 수만명의 팬을 확보한 유명 블로거들이 즐비하다. 광고 수입으로만 월 천만원을 버는 블로거도 있다. 그리고 그들을 바라보고 부러워하며 닮고 싶어하는 다수의 군중들 속에 내가 있다. 그들 전문 블로거보다 내 필력이 현저히 부족하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종종 나와 비슷한 글을 쓴 포스팅을 보고는 '저 글은 왜 추천수가 1000이고 내 글은 왜 추천수가 3이지?' 하며 좌절할 때도 있지만 나는 내 필력에 나름 자부심이 있다. 사실 답은 이미 나와있다. 자신의 필력을 수익이나 방문자 확보로 연결하는 실력은 마케팅의 영역이다. 단적인 예로 블로그를 개설한지 5년차가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성복닷컴은 특정한 주제가 없다.

본인의 인터넷 이용 패턴으로 보아도, 고효율의 활동량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비효율의 나락에서 나의 글을 떠올려 본다.

나는 그저 글이 좋아서 글을 쓰고 있을 뿐, 돈을 벌기 위해서, 특정 주제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 글을 쓰고 있는 것이 아니다. 나 자신에 대한 가치있는 기록들을 남겨두기 위한 공간 설정은, 성복닷컴을 개설한지 10년이 지난 지금도 가장 중요한 가치임에 틀림없다. 명저는 아닐지라도, 적어도 인간 이성복이 이렇게 생각하고 이렇게 살아왔다는, 가장 솔직한 삶의 발자취인 것이다.

이러한 나의 공간은 분명 블로그마케팅, 입소문마케팅 등 수익성 높은 신 사업분야와는 상당히 배치되는 부분이다. 그렇기에 성복닷컴, 나의 블로그는 2호점 격인 싸이월드와 별반 차이도 없는 신변잡기식 일기의 범주를 넘어서기 어려워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수익이 나고 있기는 하다. 두번째 수표를 받은 이후 거의 2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어쨌든 또 43.36달러의 수익을 내고 있는 상태다. (물론 거의 다 내가 눌렀다) 최근에는 아예 올블로그 올블릿까지 설치한 상태이다. (아래 그림 참조) 친구를 만나러 간 혜화역 공중 컴퓨터에서도, 선릉역 근처 피부과에 가던 길 인터넷 컴퓨터 부스에서도, 은행 일을 보러 들어가 번호표를 뽑으려다가 또 컴퓨터 앞에 앉았고, 친구들과 함께 놀러간 pc방에서도, 나는 열심히 광고를 눌렀다.

솔직한 심정으로, 나는 이미 누군가 눌러주기를 기대하지 않게 된지 오래다. 당장 나도 남의 광고를 누르지 않는데, 남이 나의 광고를 눌러주길 기대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지 않은가!

다만 내가 종종 접할 수 있는 상이한 인터넷 접속 환경을 조우하게 되면 나는 어김없이 성복닷컴에 접속하고 광고를 누른다. 광고주 입장에서는 분명 돈도 안되고 불쾌한 일이겠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다. 큰 욕심도 없다. 그저 도메인 등록금 비용 이상의 수익만 지속적으로 창출된다면 그것만으로도 나는 만족할 것이다. 혹시 내가 아닌 누군가가 광고를 눌렀다면, 그것은 내게는 일종의 선물이자 보너스라고 생각하며 감사하고 있다. (복받을거다)

날이 갈수록 돈 벌기가 어려워지는 녹록치 않은 세상임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에서는 바야흐로 다양한 수익모델들이 성숙기에 이르렀고, 실 지급률도 2000년대 초반에 비하면 현저하게 높아졌다. 실제로 회사원 급여 이상의 소득을 내고 있는 파워블로거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고, 수많은 군중들이 그들을 부러워하고 따라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그들은 이미 포화상태인 그들만의 리그에 열중해 있어 초보 블로거들이 강력하고도 지속적인 동기부여가 없는 채로 그들의 세계를 비집고 들어가 그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인터넷 세계는 처음 열린 이래로 지금까지 늘 기회의 땅이자 별천지였지만, 이미 선점한 자들의 땅따먹기는 이미 태초의 현실 세계에서도 반복된 일이기에.

블로그로 돈을 벌 수 있을까?

블로그 세계로의 물질적인 진입장벽은 '인터넷이 되는 컴퓨터를 장만할 수 있는가' 뿐이다. 하지만 블로그 세계의 지식-정서-감성-정보 등 1인 미디어화의 진입장벽은 도전자의 능력에 따라 가변적이다. 그렇기에 자신만의 브랜드 작업, 필력, 독창적인 주제 등 무형의 진입장벽에 대한 고찰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블로그는 또 하나의 유리된 세계를 창조하는 것에 그치는, 고독한 도구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를 극복할 나만의 절충적 대안은, 자신의 주제를 알고 자신만의 꾸준함으로 승부를 보는 것이다. 그것이 꼭 유명해 지는 것이나 만족스런 수익금 창출이 아니어도 좋다.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 고 했다. 블로그로 돈을 버는 것도 좋지만, 자신만의 브랜드를 구축하는 장기적 작업이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블로그의 참맛을 지루하기 그지없는 재택알바로 한정하지 말고, 나 자신을 알기 위한, 나아가 나 자신을 알리기 위한 포스팅을 적립해 나가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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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랑 
wrote at 2010/02/22 11:54
블로그 돈 안됩니다. 블로그로 개인 브랜드를 만드는게 훨씬 이익 입니다.^^
BlogIcon BOK2 
wrote at 2010/02/22 20:56
명료한 답변이십니다..ㅎㅎ 특히 블로그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우선순위가 주객전도 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ㅎ
wrote at 2010/02/22 13:21
정말 글 솜씨가 좋으시네요... 한편으로는 내용에 공감이 가고 또 한편으로는 그래도 열심히 해보자라는 생각입니다.
블로그가 돈이 된다., 안된다 라는 의견은 분분한데 그럼에도 불구하도 분명히 돈을 버시는 분들이 계신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말씀하신대로 글솜씨보다는 마케팅 능력이 블로그 수익에 직결되는 것 같아 요즘은 마케팅에 대해 조금씩 알아보고 있습니다.

트랙백 감사합니다.^^
BlogIcon BOK2 
wrote at 2010/02/22 18:05
무엇보다도 컨텐츠가 우선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ㅎ 어디까지나 광고수익은 부가적인 수익에 불과하고 주 수익이 될 수는 없기에..ㅎ 전문적인 블로그 주제를 선정한다고 하더라도 메인 포스팅의 미관에 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광고를 게재할 생각입니다. 그게 방문자들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구요ㅎ
 
wrote at 2010/02/26 22:41
비밀댓글 입니다
BlogIcon BOK2 
wrote at 2010/02/27 02:29
뭐 말씀하신 해당 장면은 문제가 될 수도 있다니 혹시몰라 내리겠지만, 텍스트 자체는 수정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 이야기를 빼버리면 맥락 자체가 엉망이 되어 앙꼬없는 찐빵이 되어버리고 말테니까요.

솔직히 광고 달고 스스로 누르지 않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요?ㅎ 이런 이야기로 만약에 정지된다면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겠죠. 광고 때문에 내가 하고싶은 말이 제약이 된다면, 그것 또한 주객전도니까요. 광고, 그거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겁니다ㅎㅎ

어쨌든 좋은 지적 감사합니다..ㅎㅎ
 
wrote at 2010/02/27 21:48
비밀댓글 입니다
BlogIcon BOK2 
wrote at 2010/02/27 23:12
작은 수익일테지만 모쪼록 잘 챙기시길..ㅎㅎ 블로그 포스팅들 보니까 꼼꼼히 잘 하실 것 같아보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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