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좌쳘&의악과 미친듯이 즐겼던 서든의 부활을 꿈꾼 나는 결국 현존하는 찌글찌글한 25세 남자 복학생 라인을 모두 불러모으는데 성공했다! 그래봤자 나 포함 4명-_-.. 모이자마자 좌철과 힘을 합쳐 감히 노구를 이끌고 오티를 다녀온 의악을 성심성의껏 깠지만 그의 심드렁한 반응에 포기, 이후 좌철을 까고 까이고 까고 까이는 공방전의 연속, 역시 우리는 서로 까야 제맛!

2월답지 않은 따뜻한 날씨에 급 고조된 우리는, 맥주 피쳐 2개랑 과자 몇봉지를 들고와 백마상 앞 벤치에 둘러앉았다. 신입생 시절 생각이 났다. 그때는 우리 모두 파릇파릇(?)한 신입생이었는데.. 지금 우리는 어느덧 모두 스물다섯. 우리 모두 군대에게 이십대 초반의 싱그러움(?)을 헌납했던 것이다ㅠ

2월의 야외 음주는 아직 무리였던가. 맥주는 우리를 술기운에 달아오르게 하기는 커녕 뱃속까지 떨게 했다. 결국 우리는 아무리 겨울 끝물이라도 아직 본격적인 백마상 맥주잔치는 어렵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한시간도 버티지 못하고 도주했다. 

좌철이 혼자 뒤쳐져 있더니 뭔가를 주섬주섬 들고왔다. 지갑을 주웠단다! 게다가 지갑의 주인은 여자! 이렇게 새로운 인연이 시작되는 것인가!! 하는 이 설렘-_-!! 연락처를 찾는다는 구실로 지갑을 뒤적었다. 달랑 만원 한장과 얼마인지 모를 중국지폐, 무수히 많은 영수증, 그리고 그녀의 학생증과 증명사진 뭉치를 발견. 

그러나 증명사진을 보고 갑자기 흥분이 급 가라앉은(?) 우리는 결정적으로 증명사진 뒤에 있는 남자친구 사진에서 (-_-) <- 모두 요 표정이 되었다. 남자친구는 공군 병장이었다. 공군은 병장부터 군생활 시작이라던데-_-.. 

마침 공군으로 전역한 좌철은 '공군 남자친구를 둔 여자가 흘린 지갑을 돌려주는 것이 과연 사회적으로 의로운 행동인가' 라는 명제를 세우고 두 가지 가설을 세웠다. 첫째, 현실적으로 지갑 속의 만원이라도 차지할 것인지, 둘째, 걍 좋은 일로 끝맺을 것인지를 두고 미친듯이 갈등했다. 

결국 좌철은 경비실에 지갑을 맡겼다. 좌철의 이름과 핸드폰 번호도 나란히 맡겨진 채 지갑은 좌철의 손을 떠나갔고, 한참동안 좌철은 마치 실제 만원을 잃어버린 마냥 상실감에 사로잡혀 있었다. 여기서 질문, 만약 그녀가 솔로였다면? 지갑을 직접 돌려주고 밥 한끼 함께 하면서 연락처를 주고받고 무려 연인이 되는 따뜻한 진행형 스토리가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현재 좌철의 예상 시나리오는, '고맙습니다 - 땡' 그렇다, 이게 다 그녀가 남자친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서든으로 점철된 우리 모임의 끝자락은 좌철민 일병이 병장까지 진급하는 것으로 숨가쁜 몽키가든의 공짜총 줍기 사은행사 일정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며칠 뒤면 다가오는 화요일 이 곳에서 우리는 이제 '전역자' 로서가 아닌 '복학생' 으로서 다시 만나게 될 것이다. 아아, 진정 개강인가!! 후덜덜.

* 2010.03.01 지갑 주인은 고맙다는 말도 없이 입을 닦으셨단다. 좌철은 만원이 더더욱 아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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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ote at 2010/02/28 10:49
거참.... 자꾸 서든 이야기가 나오니, 되게 궁금하네.
지나고 나면, 25살은 정말 한창 팔팔한 나이라는 것을 느끼게 될 것 같은데...
난 부럽기만 하군마.. 화이팅해서, 재미있는 복학생이 되기를....

진정한 학생으로 돌아오려면, 군생활한만큼의 시행착오를 겪어야 한다고 했는데, 요즘은 어떨지.....
BlogIcon BOK2 
wrote at 2010/02/28 15:00
개강하면 여러가지 재밌는 일들도 있을 것이고.. 그것들 중에도 제일 기대되는건 사실 도서관에서 시험공부하면서 느끼는 성취감입니다. 군대 다녀오면서 다시 공부라는 것을 진지하게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항상 아쉬움으로 남아왔었기에, 벌써부터 올해는 공부도 하고 놀기도 하고 연애도 하겠다며 욕심을 내고 있습니다ㅎㅎ
백승재 
wrote at 2010/03/02 15:25
님하 님이 한가지 생각몬하는게 있는데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자 지갑 핸드폰 뭐 이딴거 아무리 주어줘도 영화처럼 차한잔 살께요 이딴거 없음........현실은 시궁창 모름여?
나였으면 걍 만원 먹고 짼다
BlogIcon BOK2 
wrote at 2010/03/02 20:50
ㅋㅋㅋ 정말 걍끝크리ㅋㅋ
권용민 
wrote at 2010/03/04 10:41
걍끝인데 일단 만원먹고 시도나 한번 ㄱㄱ
BlogIcon BOK2 
wrote at 2010/03/04 14:00
이미 맡겨진 지갑은 과사로 전달되었다는.. 걍끝;
wrote at 2010/03/06 11:28
서든 훈련병 신고~ 합니다.
이거 컴퓨터에다 다운받고, 훈련병으로 시작해서, 계속 죽고 있습니다~
병장님들이 대단해 보입니다...

오락에도 짬밥은 확실하게 존재하더군요. 된장....... 가다가 어디서 퍽.... 골목을 돌자.. 퍽...
마주쳤을 때, 열나게 쏴대도, 상대는 죽지 않고, 나만 죽고.......... 이래서 훈련병인가???
어떻할래요? 둠2가?? 1인칭 슈팅게임.. 아니다. 레인보우6도 있었구나...

그거 이후로는 안 한다고 했는데, 다시 발을 들여놓았어...... 아... 좌절이야.
하지만.... 적응하는데는 시간이 좀 걸리듯.
BlogIcon BOK2 
wrote at 2010/03/07 12:57
서든은 뭐니뭐니해도 나란히 같이 앉아서 해야 맛이죠..ㅎㅎ 요즘은 더 화려한 게임들 많이 나와서 그런걸로 건너갔지만 복학생들은 군생활 동안 시간이 정지했던고로 여전히 구식게임을 하고 있죠ㅎㅎ 점점 더 잘하는 사람이 많아져서 우리만의 리그에 집중하지 않으면 저희도 죽기만 합니다ㅠ
사일런스 
wrote at 2010/03/10 17:05
서든.. 전 카스 세대라.. ㅋ
BlogIcon BOK2 
wrote at 2010/03/10 21:40
요즘은 에바인가 뭔가 한다고 하더라구요ㅎㅎ 레인보우6로 첫 fps에 입문했던 기억이 납니다ㅋ
지갑의 진정한 주인 
wrote at 2010/05/20 16:27
ㅅㅂ 그 돈은 내 돈이었다고!!!
BlogIcon BOK2 
wrote at 2010/05/21 04:44
그건 니생각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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