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15일은 우리에게 양보해!! 형 생일이잖아!'

집에는 동생이 사온 케잌과 샴페인,
어머니께서 사오신 커다란 초콜릿 박스와 과자 상자가 놓여 있었다.

생일....이다.

중3때였나.. 눈이 어찌나 많이 왔던지, 팔을 벌리고 뒤로 벌러덩 넘어져도 한없이 푹신하기만 했던 그날, 온몸에 알이 배기도록 눈싸움을 하고, 친구들 모두 힘을 모아 눈에 빠진 차를 밀어주고, 온동네를 내 세상처럼 뛰어다녔던 그날이, 바로 내가 세상으로 처음 고개를 내밀었던 그 날이었으니..

하지만 그때부터 생일은 그저 그런 새벽의 어스름처럼 일없이 지나갔고, 또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게 되었다. 방학을 핑계로, 학업을 핑계로, 그리고 또 어떤 하잘것없는 것들이 핑계거리가 되었다. 그만큼 나 자신에게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내 생일 전날은 언제나 발렌타인데이다. 늘 말해왔지만, 만약 여자친구가 있다면 내게있어 2월은 가장 행복한 달이 되어줄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친구들 품이, 그리고 부모님 품이 편한걸 보면, 나는 아직 어린가보다. 늘 신입생일것만 같았던 나도 어느새 2학년이 되었다. 나 자신은 달라진게 없다고 생각했는데, 나를 둘러싼 장막이 변화하면서 이제는 내 스스로 달라졌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조용했던 생일과 그 언저리의 시간들은, 마치 언제 그랬냐는듯이 약속들이 들어찼다. 폭설이 내리던 그날의 생일에 함께한 친구가, 그대로 다시 내 앞에 와서 섰다. 내가 아끼는 우리 학교의 어린 친구들도 나의 생일을 축하해 주었다. 한 친구는 나를 위해 귀향도 늦추고 달려왔다. 생일은 몇년만에 다시 무의미에서 유의미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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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ote at 2007/02/18 21:26
비밀댓글 입니다
wrote at 2007/02/19 00:13
일단 쌩유! 로그 기록 보니까 봉사활동 소감 찾는 사람이 제일 많더라; 독후감이랑 역사 관련 포스팅 찾는 사람도 있고.. 흐름에 따라 웹 2세댸로 진화한 셈이니 이대로 잘 유지하다가 군대 다녀오면 될 듯해.

시의성이나 선정성에 부합하는 글을 쓰면서 블로그를 키우고 싶지는 않구나. 난 그냥 내 글을 저장할 공간이 필요했을 뿐.. 그래도 포스팅 하나에 따라 방문자가 왔다갔다 하긴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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