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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에 꽂힌 책들이 많이 바뀌었다. 더러는 서재로 옮겨가고 더러는 옥션으로 팔려나갔다. 주식도 그와 유사한 회전률을 가져서, 책장에 책을 꽂아넣듯 주식을 담아놓기도 했고, 팔기도 했다. 좋은책을 찾아 구입하고 읽는건, 가치주를 발굴하여 매수하는 것과 왠지 비슷한 느낌이다.

요즘은 책을 읽는 시간보다 모니터를 보면서 차트나 호가창 따위를 붙드는 시간이 더 많았다. 초반엔 꽤 재미를 보았지만, 7월달에 접어들면서 저번달 재물운도 약발이 바닥났는지 좀처럼 이익을 내기가 쉽지 않았다. 항상 그랬듯이 내 마음이 조급하면 뭐든 제대로 되는 것이 없다.

영어학원 수업을 마치고 교보문고에 들렀다. 이책 저책을 열고 뒤집고 몇몇구절을 읽다가 덮어버리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내 방 책장과 서재에 빽빽히 꽂힌 엄청난 양의 책들을 떠올렸다. 책 욕심이 좀 과한 탓에 그동안 모은 책들이 꽤 된다. 하지만 읽는 속도는 사들이는 속도의 십분지 일도 미치지 못하는 탓에, 현재는 대부분 읽기를 보류한 깨끗한 책들로 가득찬 상태다. 어릴적에는 책장의 거의 모든 책은 한번이상 읽어본 것들이었는데, 어느순간 알맹이엔 관심없는 껍데기뿐인 책 수집가가 된 것 같은 느낌이랄까.

HTS의 관심종목이 자주 바뀌는 것처럼, 책 분야에 대해서도 관심이 옮겨가는지, 경제학이나 주식과 관련된 책들이 어느덧 내 책장의 한구석을 점령하기 시작했다. 캐쥬얼한 역사책들은 다 읽는 족족 서재로 옮겨버리고, 그 자리엔 '개론' 이나 '총론', '~~史' 따위의 딱딱한 전공책들로 채워졌다.

당장 2~3년 전까지만 해도 고등학교 교과서와 문제집들로 가득차 있었는데, 지금은 단 한권도 남아있지 않다. 3~5년 전의 디자인책이나 홈페이지 관련 서적들은 옥션으로 새 주인을 찾아준지 오래다. 내 책장 또한 알고보면 내 주식계좌의 바쁜 포트폴리오 만큼이나 회전률이 높은 셈이다.

앞으로 내 책장에는 어떤 책을 채워나가고 어떤 책을 빼낼 것인가. 아마도 전공서적들은 내가 대학을 졸업하기 전까지는 사라지지 않겠지. 그렇다면 난 내일의 주식계좌에 과연 어떤 종목을 편입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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