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기가의 사진들이 하드를 잠식하고 있다. 오늘은 모처럼 작년부터 찍은 사진들을 하나하나 돌아봤다. 분량이 너무 많아서 일단은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만 살펴보았다.

인간관계도 영고성쇠가 있는것일까!

사진첩을 쭉 돌아보는게 참 하릴없는 취미긴 하지만, 그래도 돌아볼 때마다 느끼는 점이 참으로 많다. 아마도 사진을 보게 되는 시점이 다르다보니, 생각이나 심리상태 또한 전과 같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에 새로 느낀 점이 하나 있다면, 사진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의 등장빈도와, 주기에서 느껴지는 인간관계의 속절없음 또는 변화무쌍함이다.

가까워짐과 멀어짐을 함부로 판단할 수는 없지만, 근처에 있는 사람을 집중적으로 찍어왔기 때문에, 이 사진들의 가치는, 최소한 본인과의 '접촉빈도 참고지표' 따위는 된다. 그리고 점차 사진에 등장하는 빈도가 줄어드는건, 어쩌면 그와 나 사이의 관계가 어느정도 멀어지고 있다는 증거일 수 있고, 좀 서글프지만 실제로 그렇게 된 경우가 몇몇 존재했다.

그렇다면, 내일은 아쉬운 사람들에게 연락을 해볼까!
그대들에게 걸 아주 상투적이고도 상투적인 멘트.

'XX야, 방학 잘 보내고 있냐? 우리 언제 술이나 한잔 하자'

하지만 '언제' 만큼 약속을 잡음에 있어 불확실한 단어도 없다. 그리고 '술이나 한잔' 의 '~이나' 라는 조사는 '마음에 차지 않는 선택' 이란 어감이 내포되어 있다. 게다가 저런 문장으로라도 대화를 시작할 수 있는 사람이 있고, 그나마 그렇지도 않은 사람이 있다. 감정이 가져다주는 '나' 라는 사람의 내적 기준이 그렇게 시키는가 보다. 태어나면서부터 지금까지 이어져온 나의 불성실한 인간관계는, 결국 사상누각에 불과한 것인가.

시간이 지나면 제멋대로 자라나는 서먹함, 이놈의 감정을 깨부수는 일은 의외로 쉽지 않다. 개중에는 이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다.

'굳이 당신이 아는 사람 모두와의 관계를 애써 유지하려 하지말고, 모든 일에는 흐름이 있듯이, 인간관계도 그렇게 자연스럽게 하세요. 어느날 갑자기 연락하고 만나고 그러면 그 관계가 갑자기 완전 회복되던가요? 인위적인건 어차피 언젠가는 다시 본래 상태로 돌아옵니다.'

그렇다면 연락을 하는것은 그 자연스러운 흐름에 돌을 던지는 일일까.

'야, 내 핸드폰엔 번호가 400명인데 요즘 연락하는 사람은 40명도 안돼'
'내 폰엔 150명 정도 저장되어있는데 그럭저럭 10명 정도랑은 연락하는듯'
'난 30명 저장되어있는데 연락 아예 할일이 없어'

후.. 내 핸드폰엔 몇명이나 저장되어있더라?

몇년만에 만나도 늘 즐거운 사람이 있고, 몇일만 보지 않아도 금방 서먹해지는 사람이 있다. 어차피 떨어져 나갈 사람은 내가 유지하려고 노력을 해도 떨어져 나가지 않던가. 그걸 정말 대단한 능력으로 유지해 나간다고 해도, 그거.. 너무 고생스럽고 인위적이잖아. 되는대로 살자. 내 앞가림 하기도 벅차고, 지금 곁에 있는 사람들 챙기기에도 시간이 모자란다!

그렇게 합리화를 하며 수화기를 내려놓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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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filmical:::Dilettante
wrote at 2007/07/19 01:01
200명 저장되어있는데 12명 연락하면 표준미달인가?
wrote at 2007/07/19 21:20
글쎄요ㅋ 살기 나름이고, 또 하기 나름 아닐까!
wrote at 2007/07/19 01:05
인간관계에 대한 변
이것이 좀 엮이는 것 같아 트랙백을 달아봤다~
확인요망.
wrote at 2007/07/19 21:26
내가 하고싶었던 말들이 다 들어있네ㅎ 그에반해 내 블로그는 그냥저냥스러운 신변잡기들이 거의 다 들어있는데. 성복닷컴을 내 프로파간다로 삼기엔 마이너스요소가 너무 많다. 나도 신비주의전략을 추구해볼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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