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도 오고 기분도 꿀꿀하고 해서 근 1년만에 컴퓨터에 게임을 설치했다. 가장 최근에 한 게임이 뭘까.. 하다가 생각난 삼국지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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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딩때는 재밌는 게임이 너무 많아서, 아까운 공부할 시간 쪼개가면서, 또 부모님 감시(?)하에 전전긍긍(!)하며, 밤새는줄 모르고 모니터를 달구었다. 방문을 닫아걸어도 불빛은 어떻게든 새어나오는지, 이따금씩 부모님께 걸려서 아닌밤중에 된서리를 맞기도 참 많이 맞았다.

지금도 가끔씩 새벽에 아버지께서 물 드시러 나오기라도 하면, 아직까지도 본능적으로 흠칫흠칫 놀라며 모니터를 끄거나 심지어 책을 펴기도 하는데, 아마도 이건 기나긴 입시시절의 잔재이리라. 정작 이제는 내가 하루종일 컴퓨터를 하든, 하루종일 나가놀든, 뭘 하든, 전에없는 자유를, 그것도 집에서 맞이하고 있음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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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고등학교로 접어들면서부터 삼국지 시리즈를 제외하고는 게임세계를 사실상 졸업했다. 나는 아직까지도 인기가 식지 않는 그놈의 스타크래프트를, 그저 마우스만으로 플레이하는 무식한 게이머이며, 그나마 PC방에서 독수공방(?)하지 않기 위해 배운 몇몇 FPS 게임 속의 총들로 나를 가까스로 지켜낸다. 패키지 게임의 매력과 향수를 기억하지만, 그래서인지 요즘의 게임에서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올드게이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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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공성특기가 있는지 알 수 없는 고순씨)

삼국지를 처음 접했던 때가 초딩때 아버지께서 사오신 '삼국지4 파워업키트' 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때의 문화적 충격은 꽤 대단했다. '이런게임이 세상에 있었다니!!' 그리고 친구 홍래(http://filmical.com)에게 얻은 영걸전, 그리고 차기작 삼국지5 까지 이때까지 나는 이 게임들과 동고동락했다. 혹자는 유치하다 여길지 모르지만, 유년시절은 사실 유치함 자체가 추억이다. 이 시절의 못다한 게임 이야기들이 종종 지금의 술자리에서도 나오는걸 보면, 아마 추억하고 싶었던 것은 게임 자체가 아니라, 게임을 하면서 함께했던 '우리' 에 대한 기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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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여포가 좋다. 강해보이잖아! 늘 여포로 시작하는 본인)

삼국지4, 5, 6, 7, 8, 9, 10, 11... 게임이 진화할수록 게임성은 왠지 떨어지는 느낌이다. 게임하는 나 자신의 정신연령이 높아졌기 때문일까? 아님 삼국지5 까지만 정품을 샀기에 그때까지만 애착을 가졌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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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무능해도 짐이 곧 국가이거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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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왠지 믿음이 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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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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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누라와 다정하게 출진하는 여포. 후.. 나의 초선은 어디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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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너희들끼리, 땅따먹기는 내 몫. 이를두고 어부지리라 한다. 누가 누굴 방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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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대적 M&A, 그러나 도겸군에는 쓸만한 인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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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도겸을 무인이라고 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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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포로 진행할때 이느마가 빠지면 섭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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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의 아름다운 필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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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대적 M&A 두번째, 합병은 했으나 역시나 이곳도 인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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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발견한 사람을 창으로 찔러버리는 난폭한 면접관의 비참한 재야장수 채용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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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마는 말이 아니었고, 순욱은 가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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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진이 얕아도 여포 하나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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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남을 점령하고 곧장 북상하는 여포군, 무력 70만 넘으면 무조건 실전투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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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영기의 화시로 인한 뜻밖의 대참사. 여포에게 계략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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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데없는 진궁의 이적으로 인해 비탄에 잠긴 여포, 계략에도 속수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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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포의 눈물나는 장수진, 진궁마저 떠나간 뒤라서 지력순으로 보면 더욱 참혹하다. 초선따위가 당대 국내 최고의 지성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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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 공세가 약하다며 비웃는 조조, 공성S 고순은 수춘에서 원술과 싸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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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물량공세에 무너지는 조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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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M&A로 조조군 산하의 인재들이 수혈되어 현재의 인력난을 다소간 해소해 줄 것으로 예상, 현재 포로를 자처하며 파업하고 있는 그들이 별다른 구조조정 없이 전원 채용된다면, 오히려 기존 세력들의 역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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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창 공략 직후, 진궁이 떠나간 자리는 새내기 유엽이 차지했다. 본래 조조의 세력이 가장 강대했으나, 이제 유비가 최대세력이 된 상태.)

자, 오늘 이야기는 여기까지..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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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ote at 2007/07/19 00:53
난 이미 신군주로 엔딩을 봤다네
부대에서..................
wrote at 2007/07/19 21:19
부대에서ㅋㅋ 문제는 항상 너무 이기는 싸움만 해왔기 때문인지 어느순간이 되면 단순한 땅따먹기가 되어버린다. 군웅할거나 영웅집결은 이제 그만할때가 온걸까;;
wrote at 2007/07/19 23:44
내가 생각할 때 가장 재미있는 시나리오는 군소군주들이 모인 시나리오들이 아닌
바로 삼국정립(촉한의 성립 직후)의 그 시나리오!
진짜 피가 말리지.
wrote at 2007/07/20 01:13
나도 그 시나리오가 제일 재밌더라. 하지만 삼국지4 할때 유비 조조 손권 돌려가면서 하도 징하게 해서 그런가 이젠 시작하기가 좀 꺼려진다ㅎㄷㄷ

작년에 삼국정립에서 적장 모두 해방하면서 플레이해보니 난이도가 날이갈수록 상승하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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