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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관과의 관계 급냉각으로 인해 말년이 다시한번 제대로 꼬여가고 있는 이 시점에서, 더이상 나를 귀찮게하지 않음을 기쁘게 여겨야 하는건지, 암묵적으로 불이익을 주려는 움직임을 막기위해 석고대죄(?)를 해야 하는건지.. 어쨌든 관리관과 긴장의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그의 용렬함에 대응하는 방법이 그저 침묵 뿐이라는게 안타깝다. 차라리 속시원하게 욕이라도 먹으면 풀릴텐데 말이다.
아침부터 관리관에게 완전 시달렸다. 준비태세라 모두 바쁜 시점에서 대대장 식판 찾으려고 식기건조장과 cp실을 전전하다가 겨우 찾아오니 이번엔 주임원사 식판을 찾아오란다. 주임원사실에 갔다가 막혀서 빈손으로 돌아왔다. 요즘 아침반찬이 맛이없다고 대대장이 뭐라 한다는데, 난 휴가갔었고 새벽조 안들어갔다고-_- 하여튼 이래저래 짜증스럽게 일 처리를 하다보니 밥먹는 시점에서 결국 불평 폭발.
내가 뭔 죄를 그렇게 많이 졌길래애애!!!! (툭툭)
노왕이 툭툭 치길래 뒤를 살짝 돌아보니 관리관이 있었다-_- 그때부터 악연(?)의 시작. 이것을 뒷담화로 인지하신 그분께서는 나를 하루아침에 자신의 위시리스트에서 제명하기로 마음먹으셨다. 그때까지만 해도 갈 곳 없는 분노로 나름 기세등등했던 나는 마찬가지의 이유로 기세등등한 관리관과 비록 마주하지는 않았지만 팽팽히 기싸움을 했고, 여기저기서 투덜거리며 돌아다녔다. 나 없는 사이 '걘 포상 있으니까 됐고' 라며 모범취사병 순위에서 아예 제외한 것부터 내 분노를 불러왔고, 분노의 근원으로 돌아가면, 밤중에 호출해 노왕에게 의자를 내던지고 차마 입에도 담기 힘든 욕설들을 들은 뒤 다음날엔 자기 집 이사한다며 우리를 강제 동원해 짐꾼 부리듯 부릴 때였다.
다시 이야기로 돌아오면, 좀 전 식판을 타면서 했던 소리가 관리관에게 들렸던 것이 관리관에겐 굉장한 '뒷담화' 로 들렸던 것 같다. 이후 관리관은 어처구니없게도 계단창고에 군장을 짱박으려던 아이들의 웅성웅성을 '뒷담화' 로 단정짓고 분노를 퍼붓는데, 그 꼬투리의 끝에 내가 대롱대롱 매달려 있음을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다. 관리관 성격상 특유의 보복화법을 구사하기 때문에 이때쯤 내가 언젠가 들리도록 뒷담화를 듣게 되리라는 것마저 짐작할 수 있었다.(실제로 그렇게 되었다)
그 분노의 표출은 취사병을 5:5로 나누어 조리 일주일 교육훈련 일주일로 분할해서 운영한다는 것으로 귀결되었고, 양-노왕은 공식적으로 조리와 새벽조를 놓는다는 통보도 함께 내려왔다(그들은 쾌재를 불렀다). 뭐지? 우리는 이 어처구니 없는 사태에 대해서 병사식당에서 임시 회의를 열었다. 그때 다가온 보급관이 우리의 회동을 추궁하자 호영이가 자초지종을 상세히 설명해버리는 바람에 일은 일파만파로 커져갔다. 조리인원을 5명으로 축소한다는 이야기는 순식간에 보급관과 대대장, 중대장 등 모든 인사들에게 전달되었고, 우리는 한순간에 양념 반 후라이드 반도 아닌 잡동사니로 전락했다.
우리는 관리관의 심기를 더이상 불편하게 하지 않기 위해 관리관과 신속히 타협했고, 우리는 세탁기 이용금지권까지 획득한 뒤 불평등조약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취사장의 굴욕, 2009)
관리관은 조약이 생각보다 쉽게 타결되자 금세 분위기를 전환했고, 우리가 취사장의 굴욕 체제를 짤 동안 온풍기를 고치며 홀로 기회주의적 면모를 보이던 노왕은 관리관과 함께 테레비를 보며 히히덕거렸다. 양왕도 왕고로써 그들과 합류했고, 나는 반동분자들의 왕고로써 나머지 인원들과 함께 벙찐채로 관리관과 두 왕이 흥에 겨워 갈수록 반대로 점차 절망해갔다.
노왕의 사회적응능력은 늘 우리에게 대단한 감동(?)과 배신감을 동시에 불러일으켰지만, 원체 '나만 아니면 돼' 체제를 고수했던 사람이기에 그러려니 했다. 그만의 생존전략이니까, 다소 이해가 안가는 측면이 많지만 인정해야지. 양왕과 사후체제에 대한 논의를 하고 수다를 떨거나 하면서 시간을 보내면서 우리는 차츰 그 체제의 심각성을 잊어갔다.
저녁, 릴로, 대대장 식판 전달 실수, 옆에 있던 나 대충 수저만 가져다 놓고, 일단 밥은 먹어야 해서 식판을 들고 배식대로 갔더니, 관리관은 또 한번 특유의 비아냥+보복화법을 활용해 일부러 다 들리도록 양왕에게 욕을 하고 있었다.
모든 폭언욕설은 건너뛰고 '저 새끼는 취사장 관리하는 것보다 지 밥 쳐먹는게 더 중요하다', '저런새끼는 분대장 자질도 없다', '다른 선임을 데려와야겠다' 등등의 어록 등을 남겼는데, 그 언행이 자못 인격모독의 수위가 높아 듣는이들의 눈쌀을 어김없이 찌푸리게 했다.
관리관의 언행에 대해서 노왕은 릴로공격설, 양왕은 복왕공격설을 주장했는데, 전통적으로 눈 밖에 난 릴로에게도 해당되는 점이 많았지만, '나이도 많은 새끼가-' 라는 대목에서 공격의 초점이 내게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어쨌든간에 그 욕설 도마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던 나는 관리관의 날카로운 혓바닥에 이리저리 동강나고, 좀처럼 느끼지 못하던 하극상->영창 공식의 공포마저 느꼈다.
그리고 다음날, 물밑에서 복병장의 분대장파견을 막으려는 그의 움직임을 떨쳐내는 과정에서 그의 인간성에 다시한번 환멸감을 느껴야만 했다. 싸늘한 눈빛으로 '너희 분대에 분대장 할만한 놈 없으니까 가기 싫으면 가지마라' 하루아침에, 그동안 그를 위해 헌신+투신했던 나의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되었음을 알게 되는 것은 그의 최근 몇몇 언행 만으로도 충분했다.
관리관보다 1년 후임인 보급관이 사단장 표창을 받으면서 먼저 상사로 진급할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는 이 상황에서 그의 극렬 안티인 관리관이 최근 보여주는 분노의 행보는 일견 유의미한 시점인 것 같다. 그러나 그럴수록 아래사람들을 잘 보살피고 신망을 얻는 것이 보다 올바른 직업군인의 자세가 아닐까. 관리관은 그래도 월급은 제대로 받지 않느냔 말이다(주말 초과수당까지 놀면서 받는데.. 우린 무슨 공산주의도 아니고 열심히 하든/안하든 딱 97500원이란 말이다-_-..)
연대전술 훈련 간 수많은 통제관들이 우리의 조리, 관리능력을 칭찬하고 갔다. 심지어 수도군단 주임원사는 자신이 조리사시험 담당관이라면서 뒤를 봐줄테니 꼭 시험보러 오라고 당부까지 했다. 식사에 만족한 연대장은 우리에게 까까사먹으라면서 3만원을 건네줬다.
신난 양왕은 연대장에게 돈을 받았다며 관리관에게 자랑했다가 그만 그자리에서 3만원을 털리고 말았다. 아이에게 과자사먹으라고 준 돈을 빼앗은 격이다. 관리관은 그 돈으로 세제를 살거라며 말을 흐렸지만, 세제는 엄연히 대대운영비에서 나오는 것이니 이는 분명 무단 금전거출이다. 굳이 수많은 예화를 들지 않아도 충분해 보이는 그의 폭정은 현재 절정에 달한 상태이며, 모든 취사제후들이 반관리관노선으로 전에없이 단결하는 것을 관조해오던 양, 노, 복 취사3왕은 그를 전례없는 폭군 관리황으로 추대(?)하기로 결정했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취사 비주특기자 퇴출 논쟁이 불거지면서 또다시 토사구팽의 위기가 도래했다. 어쩌면 이번이 마지막 출구일지도 모른다. 그동안 유용하게 부려먹던 수족을 한순간에 적으로 돌리는 그의 어리석음이 불쌍하기까지 하다. 관리관의 유통기한은 딱 6개월이다. 전 관리관의 말년 부패와 현 관리관의 새 물결은 당연히 현 관리관의 취임을 환영하게 했지만, 현 관리관도 임기가 길어지면서 오히려 전 관리관보다 더욱 부패했고, 이제와서 이전 관리관(김관리관)의 재평가론이 불거지고 있다. 현재 대세론은 관리관 = 제2인간태풍(군담을 의미함, 참고로 '태풍' 은 개 이름)론이다. 마침 취사관심대대장이 10월에 교체되면서 취사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 것을 감안해 조상사는 관리관에게 임기연장을 종용했고, 관리관도 말귀를 알아듣고 내년 5월까지 임기를 연장할 계획이라 하니, 2010년 중후반에 전역하는 후임들이 불쌍하다.
저번에 고기 뺐어먹은 중대장에 이은 놀람..
우리 때는 그나마 간부들이 그러지는 않았는데...
뭐 나름 그 뒤에는 뭔가가 숨어있기는 하지만, 당시 포대원들에게는 사단 기무대 담당관(계급이 중사였나? 하사였나-나중에 알고 보니, 이 담당관만으로 쉽게 좌지우지 할 수 있었는데... 너무 순진했음. 그냥 잡수세요~ 라고 고분고분 모드로 얌전하게 살았는데.) 이 나의 소위 '뒷배경'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정작 윗줄로 올라가면, 지금은 옷 벗으셨지만, 기무사 대령이 틀어앉아 있어서, 이런 것들이 정말 짜증났다면 사단을 낼 수 있었겠지만, 난 우리 대대장이 너무 좋아서 그냥 넘겨버림. 사실 후폭풍이 걱정되서라도 그런 줄은 사용 안 하는 것이 더 좋다는 것을 그 때 이미 알았는지도.
하여간 그 담당관은 정말 앞뒤 못 보는 사람임에 틀림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